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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에게 ‘미래’를 물어보았다.

  • 작성일 2024-05-14
  • 조회수 19371
커뮤니케이션팀

역사(歷史):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


동굴에 물고기 그림을 새겼던 먼 옛날부터, 우리는 발자취를 기록하였다. 오늘의 사냥감, 날씨, 다른 부족과의 교류부터 시작해 정치, 제사, 전쟁, 사회, 문화 등 인류의 전역적 기록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역사는 또 다른 빅데이터이다. 수천 년 이상 쌓여온 흔적은 힘차게 내딛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기에 역사는 그 무엇보다 미래지향적이다.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상명인들에게 있어 역사는 중요한 원동력이자 소양 중 하나이다. 발전하는 상명의 역사와 더 나은 미래를 알아보기 위해, 상명피플은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상명대학교 인문콘텐츠학부 역사콘텐츠전공 교수로 재직 중인 류한수 교수를 만나보았다.


류한수 교수는 국내 서양사학계에서 손꼽히는 전문가이자 학자로 2007년부터 수많은 상명인들을 위해 역사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은 물론, 학문적 성취를 위해 힘써온 류한수 교수는 교양교육 분야 최우수 교육자상’, ‘논문저서 KCI분야 우수상등을 수상하였으며, 최근에는 tvN ‘벌거벗은 세계사’, KBS ‘역사저널 그날등 대중매체를 통해 역사를 널리 알리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명인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렇게 역사학자에게 미래를 물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상명대학교 커뮤니케이션팀입니다이번 상명피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인터뷰 시작에 앞서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류한수 교수 (이하 류한수): 안녕하세요. 저는 상명대학교 인문콘텐츠학부 역사콘텐츠전공 류한수 교수입니다. 저는 2007년부터 상명대학교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부임할 당시에는 역사학과였고, 그 이후 역사콘텐츠학과, 역사콘텐츠전공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요. 제 세부전공은 서양사(러시아)학으로 현재까지 서양사 교과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소개 감사합니다아마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류한수 교수님께서는 서양사와 관련하여 국내에서는 손꼽히는 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또한 최근에는 다양한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인문학 보급에 힘쓰고 계십니다오늘도 좋은 이야기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우선역사의 중요성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한다 생각하는데요이 역사학을 전공하시게 된 배경이 있으실까요?


류한수: 국민학교 시절 이야기인데요, 우리가 어릴 때 장래희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잖아요? 사실 저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어요. 그 중 천문학이나 생물학에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그런데 자연과학 분야를 전공하려면 고등학교 때 이과를 선택해야 했는데, 제가 어학 쪽에는 강했던 대신 수학에 조금 약했습니다. 그래서 이과를 가게되면 수학 때문에 어렵겠구나싶은 생각이 들어서 문과를 선택하게 되었죠. 그러면서 문과에서 흥미로운 분야가 어떤게 있을까 고민하던 중, 역사 과목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역사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료를 찾아봐야하고, 그래서 다양한 언어에 능통해야 합니다. 그 과정이 저에게는 즐겁게 느껴졌고 나아가 역사를 전공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국내 역사학은 크게 3개의 체계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한국사와 동양사, 서양사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어떤 분야를 전공할까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런데 한국사 같은 경우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제가 파고들 여지가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동양사는 대부분 중국사와 관련된 연구일텐데, 한자 공부가 거의 필수였습니다. 그게 어린 나이에는 조금 부담이 되었다 할까요? 그래서 서양사로 눈을 돌리게 되었는데, 제가 영어나 독어, 불어에 관심이 많아서 좋은 시너지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서양사학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Q: 많은 학생들이 공감할만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저 역시도 학창 시절 전공과 관련된 고민을 했었기에 와닿네요조금 더 나아가서서양사 역시 굉장히 범위가 넓을 것 같습니다교수님께서는 어떤 분야를 세부전공하셨나요?

류한수: 보통 역사는 시대별로 구분이 됩니다. 고대사, 중세사, 근대사, 현대사 등으로 나눌 수 있죠. 거기에 지역별로도 구분이 가능하여 굉장히 세부적으로 접근이 가능한 분야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이제 85학번인데요. 그 시절에는 학생운동이나 사회운동이 굉장히 활발했습니다. 따라서 과거 타 국가의 사례 역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특히 동구권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컸습니다. 당시 냉전 시기로 인해 정보 접근이 제한되다 보니까 더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고요. 특히 20세기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인 러시아 혁명이 저에겐 가장 큰 호기심으로 다가왔습니다. 삼국지만큼 많은 인물들이 나오고, 이합집산이 이루어지는 측면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러시아라는 국가에도 관심이 가게 되었고, 또 마침 러시아사 전공 교수님이 계셨습니다. 주변의 러시아사에 관심있는 학우들도 있었고요. 그러다 보니 학문에 더 매진할 수 있었고 대학원까지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Q: 학문에 흥미를 가지고또 뜻이 있어 학업을 이어나갔다는 것이 굉장히 뜻깊은 것 같습니다.


류한수: 제 배경과 성향도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제 선친께서 사업을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버지가 사업하시는 모습을 보며 자라왔는데, 당시의 저는 나는 사업하고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업에서 요구하는 자질들, 이를테면 판단력과 과감함, 결단력, 집요함 등의 요소가 제 강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느꼈습니다. 오히려 저는 학문을 탐구하고, 책을 탐독하며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체질에 맞았고요. 또 저에게 동생이 있는데, 동생이 가업을 물려받고 저는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되어서 대학원을 진학하게 되었고, 또 박사 과정까지 마칠 수 있었습니다.


Q: 어떻게 보면 본인의 성향과 강점을 파악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또 다른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스스로를 돌아보는 마음가짐을 상명 가족들이 모두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이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교수님은 2007년 상명대학교에 부임하셨는데상명대 임용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류한수: 제가 2005년까지 영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습니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대학에 시간강사로 출강하는 생활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2007년 당시 상명대학교 역사학과에서 서양사 전공 교수 임용 공고가 올라왔습니다. 대부분의 학교가 그럴테지만, 교수 임용의 경쟁률이 상당히 치열합니다. 제가 지원했을 때 약 30명의 선생님들이 지원하셨고, 저 역시 지원을 하였는데 감사하게도 제가 임용이 되었습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이야기고요, 제 개인적으로는 상명과 상당한 인연이 있습니다. 예전에 상명학원에서 운영하던 부속초등학교 외에 삼각지 쪽에 상명초등학교가 있었는데요, 제가 상명초등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제 여동생 역시 상명여중과 여고를 나왔고요. 또 제 배우자가 상명여대 교육학과 출신입니다. 상당히 신기한 우연이죠. 조금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운명이라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상명대에 지원했을 때, 교수가 되고자 했던 간절함과 함께 나와 인연이 깊은 상명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런 간절한 염원이 이루어져 지금의 제가 있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Q: 굉장히 신기한 일이네요상명의 연결고리가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입니다교수님의 마음이 학생들에게도 많이 다가갔을 거라 생각됩니다실제로 교양과목 최우수 교육자상‘ 수상 등에서 알 수 있듯 항상 높은 수준의 강의를 학생들에게 제공해주시는 것으로 유명하신데요교수님의 강의에 대한 철학과 이에 관한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류한수: 제가 처음 상명대에 왔을 때,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세계사 전공 과목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세계사 교양 강의를 진행해달라는 의뢰를 받게 되었는데요, 제가 강사 시절에도 이와 비슷한 과목을 진행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때 경험을 되살리면서, 더 보완하고 응용해 좋은 강의를 만들어보자 생각했죠. 그렇게 해서 개설한 교양 교과목이 기초 세계사입니다. 아마 학교를 오래 다녔던 학생들에게는 교양 세계사라는 과목으로 익숙할 것입니다. 이 과목을 설계하면서, 사실은 굉장히 고민이 많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 싶이, 역사는 인과의 학문인데요. 이 인과관계는 수 십, 수 백년 이상의 경험이 누적되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다소 긴 호흡을 가지고 분석해야합니다. 그런데, 교양 교과목은 한 학기안에 이 이야기들을 다 다루어야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시대를 나눠 이야기하기 보단,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흥미로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경제에 초첨을 맞춘 경제사라던가, 예술에 초점을 맞춘 예술사 등 다양한 주제를 고민했었는데요, 저는 전쟁과 관련된 역사를 다뤄보고자 했습니다. 전쟁은 그 시대의 가장 큰 사건이라 볼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사회상의 변화와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명확히 추적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이야기가 설명이 되는 것이죠. 더군다나 한정된 시간 안에 정보를 전달해야하는 교양 과목 특성과도 부합하고요. 상당히 고심을 하며 수업을 계획하였는데, 다행히 학생들이 흥미롭게 받아들여준 것 같습니다. 대형 강의로 100여명의 학생들이 수강하게 되었는데, 역사라는 과목의 특성과 전쟁사라는 특수성으로 많은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해주었고, 그 덕에 지금까지 정원을 모두 채워 강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Q: 학부생 시절 수강신청할 때마다 항상 교양 세계사는 인원초과 였던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그 이면에는 더 좋은 강의를 만들기 위한 교수님의 열정이 담겨 있었단 걸 또 한 번 느낍니다교수님께서는 수십 년간 상명의 강단에서 많은 강의를 해오셨는데요최근에는 방송 및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서 강연하여 상명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계십니다혹시 방송 출연에 대한 특별한 동기가 있으신가요?


류한수: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여러 프로그램에 교수들이 출연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잖아요? 방송 관련 활동을 하지 않을 때는 방송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던 편이에요. 도리어 일종의 선입견이 있었는데요, 교수는 학자인 만큼 학문 연구에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래서 방송에 활발히 출연하는 교수들은 본인 연구에 소홀하지 않을까?’라는 우려 섞인 편견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전 방송가의 트렌드 중 하나가 한국사였는데요, 그러다 보니 방송가와 연이 닿을 기회가 크게 없었습니다. 제 분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다큐멘터리, 혹은 라디오 등에 게스트나 자문 등의 형태로만 드문드문 출연하는 정도였죠.


그러다가 최근 4-5년 전부터 교양 방송계의 흐름이 한국사에서 세계사로 확대되었습니다. 추측을 하자면, 글로벌 시대에 접어들면서 세계사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그만큼 증가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콘텐츠의 다양화를 위해서 세계사를 새로운 타겟으로 잡은 것이라 생각되고요. 이런 흐름 속에 KBS의 역사저널 그날이 한국사 뿐만 아니라 외국사를 다루기 시작했고, 또 많은 분들이 아시는 tvN의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프로그램이 론칭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사, 나아가 세계사에 대한 수요가 증가되면서 각 국가별 역사학 전문가들이 방송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는 저와 친분이 있었던 선배도 계셨고요. 그 선배는 프랑스사를 전공했었는데, ‘벌거벗은 세계사프랑스편에 출연하여 방송계 인물들과 교류가 있었더라고요. 그러다 언젠가 러시아 관련 내용을 주제로 잡은 회차가 있었는데, 해당 회차에 출연할만한 연구자를 수소문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선배가 방송사에 상명대학교에 류한수 교수가 러시아사를 전공하였다. 그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이야기해주었고, 그렇게 벌거벗은 세계사에 출연 섭외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고민이 많았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방송을 준비하는데 있어 우려도 있었고, 또 저명한 방송에 나가서 강연을 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출연했던 선배의 강력한 추천도 있었고, 또 제 전문 분야다 보니 해볼 만하지 않을까?’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죠. 그렇게 벌거벗은 세계사에 출연하게 되었고, 또 그게 도미노처럼 출연 섭외가 이어지더라고요. KBS의 역사저널 그날과 같은 지상파 프로그램에서도 섭외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개인적인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제가 소속되어있는 상명의 이름이 방송에 계속 나오게 되고, 또 그것이 상명을 널리 알리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뿌듯한 기분입니다.


Q: 저도 방송에서 교수님을 뵈게 되어 정말 반가웠습니다학생들 사이에서도 유명하셨던 교수님이지만이제는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며 약간의 팬심이랄까요그런게 생기는 것 같습니다이렇게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시게 되면서 많은 일이 있으셨을텐데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류한수: 전반적인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일단은 저도 계속 연구를 하는 입장에서, 혹여나 대중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면 안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게 되면서 실력이 느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방송에 출연하는 입장에선, 카메라 앞에서도 능숙히 이야기를 풀어가야 합니다. 내가 정보를 가지고 있더라도, 계속 실수를 하거나 긴장을 한다면 정보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까요. 제가 상명대에서 세계사 교양과목을 2007년부터 강의해왔는데요, 대형강의다 보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게 익숙해졌어요. 그 덕분에 녹화 현장에서도 무리없이 강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PD님께서도 이 부분을 좋게 봐주셨는지, 이후에도 관련 주제가 있으면 종종 연락을 주십니다. 벌거벗은 세계사가 200회 방영에 가까워지고 있는데, 세보니 제가 10회 분량 정도 출연했네요.


방송 이야기를 하면 연예인을 빼놓을 수 없을텐데요. 벌거벗은 세계사 같은 경우, 연예인 패널로 슈퍼주니어의 규현, 혜성씨와 은지원씨가 출연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스몰토크라고 하죠? 그런 것들도 조금씩 나누곤 한데, 제 제자 중 한 명이 규현씨의 열성팬이었어요. 제가 벌거벗은 세계사에 출연하는걸 안 제자가 수업이 끝난 후 부탁을 하더라고요. 규현씨의 사인을 받고 싶다는 이야기어요. 정말 성실한 학생이었고, 또 제자의 부탁이기에 거절할 이유는 없어서 알겠다 했습니다. 그래서 녹화날 잠시 쉬는 시간에 규현씨과 이야기를 하면서 넌지시 부탁을 드렸죠. 그러더니 정말 흔쾌히 사인을 해주셨습니다. 팬의 바람인걸 아시고 굉장히 즐거워 하시더라고요. 당연히 사인을 받은 제자도 행복해했고요. 그런 일이 두 번 정도 있었는

, 사실은 녹화 현장이 생각보다 민감한 곳이에요. 그 방송의 경우도 하루에 두 편의 녹화를 진행하는데 거의 10시간 가까이 촬영을 진행합니다. 우리도 10시간 가까이 일을 하면 지치고 피곤하잖아요? 그래서 사소한 것에도 예민할 수 있는데, 규현씨를 보면서 한 분야의 정상에 서기 위해선 항상 일관되고 건강한 마음가짐을 가져야하구나 다시금 느꼈습니다. 지금도 제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Q: 어떻게 보면 카메라가 꺼진 현장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교훈적인 이야기 같습니다또 하나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고요지금까지의 방송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해오셨는데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간략히 들을 수 있을까요?


류한수: 첫 번째로는 결단력과 용기를 가지고 임해야겠단 생각입니다. 일단 방송에 출연함으로써 제가 얻는 이익도 상당히 큽니다. 제 개인의 인지도나 학교의 인지도도 있고요, 또 방송을 준비하면서 주제에 맞는 연구를 하는데 그것이 학문적으로도 크게 도움이 됩니다. 물론 이익만큼 영향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떤 행동이나 발언에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죠. 혹여나 내 전문 분야가 아닌 곳까지 내가 영향력을 넓힌다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고 특정 대상에 대한 왜곡된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감당 가능한 분야, 나의 전문 분야를 인식하고 내 역량 이상의 요건의 제안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거절하는 용기도 필요하겠다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이 마음가짐으로 살아야겠다 다짐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개인적인 바램인데요, 제가 지금까지는 강연/설명 위주의 교양 프로그램에서 활동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학 강의와 유사한 측면이 있는데요, 예전에 알쓸신잡, 비정상회담이란 프로그램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특정 주제를 가지고 패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토의를 하는 프로그램이라 개인적으로 큰 관심이 있습니다. 특히 역사와 철학, 문학 등 인문학 전반에 걸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와 얘기를 푼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런 포맷의 프로그램에서 섭외를 해주신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출연하고 싶습니다. 물론 제 분야 내에서,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면 말이죠.

Q: 콘텐츠가 다양해지는 만큼언젠가 교수님의 희망 프로그램도 다시 대중 앞에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지금까지 교수님의 삶가치관그리고 계획까지 모두 알아볼 수 있었는데요마지막으로 상명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그리고 역사학자로서 같은 전공을 탐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류한수: 일단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임을 미리 말씀드릴게요. 전국에 4년제 대학이 100여개가 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학 진학률도 상당히 높고요. 그 과정에서 대학의 역할이 학문에 대한 진취적인 탐구가 아닌, 일종의 직업학교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느낍니다. 물론 우리 삶에 있어 직업을 가지고, 더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 역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지식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고, 그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활 양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음을 여러분들도 느끼실거라 생각합니다. 세상은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배우고 있는 학문과 전공도 몇 십년 뒤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 알 수 없습니다. 평균 수명 100세를 향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직업학교에만 머무른 대학은 다변화하는 사회에 걸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원래 목적인 학문과 지성의 요람,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지혜의 샘처럼, 인간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인격의 도야가 미래를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 상명인 여러분들에게도, 상명대학교가 미래의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지금까지의 역사와 함께더 나은 미래를 바라보는 류한수 교수님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이상으로 2024학년도 5월 서울캠퍼스 상명피플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류한수: 감사합니다.


역사는 쓰여진 기록 뿐만이 아닌, 쓰여질 기록의 이정표다. 끊임없는 연구와 지식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는 류한수 교수의 역사학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또 어떤 모습으로 상명인의 이름을 드높일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을 향해 도전하는 상명인의 모습은 더 나은 미래를 그리기에 충분할 것이다.


기획: 대외협력처 커뮤니케이션팀